1980년대 초반 플라스틱 액체를 굳혀 물건을 제작하는 프린터가 미국의 3D 시스템즈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3D 프린터의 장점은 하나의 물건을 생산해도 비교적 비용이 저렴하고 어떤 모양이든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3D 프린팅은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던 기술이었다. OEM 업체가 높은 가격으로 시제품 개발 단계에서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 데에 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3D 프린팅 기술이 산업과 기술 부문의 혁신을 견인해 미국의 제조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많은 업계 관계자가 3D 프린팅 기술이 제조업과 의료, IT 등 다양한 분야에 기술 패러다임을 바꿔 산업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D 프린팅은 플라스틱 액체와 같은 원료를 사출해 3차원 모양의 고체 물질을 자유롭게 찍어내는 기술이다. 물체의 형상대로 얇은 층을 무수히 반복해 쌓아 만들어 첨삭가공(additive manufacturing) 기술이라고도 불린다. 기존 플라스틱 모형 제조는 틀을 만들어 제작했기 때문에 하나의 물건을 만드는데 큰 비용이 들었지만, 3D 프린터는 틀이 필요 없어 한 겹씩 쌓아 물건을 만들어 다품종 소량생산에 매우 적합하다. 특히 복잡한 모양이라도 끊어 붙일 필요 없이 간편하게 만들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제조업 분야에 혁신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3D 프린터 시장은 2012년 16.8억 달러에서 2016년 31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2013년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10대 유망기술에 포함되는 등 미래 신산업혁명을 주도할 유망기술로 판단된다. 따라서 3D 프린팅은 제조업 분야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조기업이 신제품 개발과정에서 3D 프린터를 통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제품 제발 시, 반복됐던 시제품 제작을 단축함과 동시에 복잡한 제품도
한 번에 찍을 수 있어 제조 산업에 혁신을 불러 모을 수 있다. 제조비용 측면에서는 기존의 대량 생산 방식보다 생산 단가가 높지만, 원료 낭비가 거의 없어 원료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특히 소규모 제조기업도 3D 프린터를 활용해 제조비용을 절감하고 다품종 소량 생산을 통해 사업 활성화를 노릴 수 있다. 예를 들면 기업이 제품 1,000개를 초기 물량으로 생산할 경우, 제품이 팔리지 않으면 재고와 제품 제조 원가를 떠안아야 한다. 하지만 3D 프린터를 활용하면 100개 정도의 제품을 생산해 시장 반응을 살필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으로 소량 생산도 가능하다.

활용 사례
람보르기니는  3D 프린터를 사용해 스포츠카 아벤타도르(Aventador) 시제품 제작에 기존 4달 동안 40,000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던 과정을 20일 동안 3,000달러 수준으로 줄였고, 유럽항공방위산업체는 3D 프린터로 나일론 파우더를 원료로 페달과 안장, 바퀴, 몸체 등을 따로 제작해 만든 것이 아닌 자전거(에어바이크) 한 대를 통째로 찍어냈다. 또한 의료분야에서는 3D 프린터로 보형물이나 치과용 재료 등 개인 맞춤형 의료보조장치를 만드는 데 적용하고 있다. 의약 분야도 신약 개발에 필요하던 임상시험 등의 과정을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개발 속도 및 비용 절감에 유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개인은 액세서리나 장난감 등의 맞춤형 제품을 제작할 수 있어 3D 프린터의 파급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D 프린팅 기술은 다양한 물건을 설계겵╂徘?수 있어 총기류와 같은 불법 무기 제조 확산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기술의 대중화와 함께 디자인 저작권 침해 문제도 발생한다. 특히 3D 프린터의 가격이 낮아지고 3D 대행업체의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저작권 침해 문제가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아직은 미약
국내 3D 프린터의 활용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제품 개발은 아직 미약하다. 국내 기업 중 3D 프린터를 제품화해 판매하는 곳은 캐리마가 거의 유일하다. 캐리마는 Acryl과 ABS, Epoxy 수지 등을 통해 시제품 제작 및 치아 교정 장치 및 보철물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상업용 3D 프린터인 Master plus를 상용화해 시장에 공급 중이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 국가는 3D 프린팅 기술을 국가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판단하고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어 분발이 요구된다. 2012년 기준 세계 3D 프린터 시장 점유율은 미국 38.3%, 일본 10.2%, 독일 9.3%, 중국 8.6%를 차지하며 한국은 2.2%이다.

맞춤 제품까지 제작 가능
전 세계 3D 프린터 시장은 스트라타시스(Stratasys)와 3D 시스템즈(3D Systems)가 약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스트라타시스는 대부분 전문가용 3D 프린터에 특화되었지만, 지난해 메이커봇(Makerbot)을 인수해 개인용 3D 프린터 시장도 노리고 있다. 3D 시스템즈도 M&A를 통해 3D 프린팅 서비스를 포함한 다방면에서 고른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메이커봇은 2009년 설립 이후 데스크톱 3D 프린팅 시장을 주도해 왔으며 일반 개인용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를 기록했다. 메이커봇은 저가(2,200달러)의 레플리케이터(Replicator) 모델과 함께 가정용 스캐너를 발표해 일반인이 쉽게 3D 프린터 기술을 접할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아직 가정용 3D 프린터 시장은 초기 단계로 3D 프린터 시장의 약 25%(2012년 기준)를 메이커봇이 차지하고 있다.
메이커봇은 지난 CES 2014에서 ‘MakerBot MiNi’를 발표한 직후, 국내에 ‘MakerBot Replicator MiNi’를 공식 출시했다. ‘MakerBot Replicator MiNi’는 최신 기술이 접목된 저가형의 교육용 및 가정용 3D 프린터로서 처음 3D 프린터를 구매하는 소비자를 위해 간단한 원터치 사용법을 채택했으며 컴팩트한 사이즈로 사용자가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최신의 5세대 3D프린팅 기술이 적용되어 ‘MakerBot Replicator MiNi’의 스마트 압출기는 가정에서도 쉽고 편하게 교체할 수 있으며 필라멘트의 사용량을 감지해 필요하면 자동으로 3D 인쇄를 일시 중지할 수 있다.

전망
앞으로 3D 프린팅 기술은 각종 산업에 적용되어 다방면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디자인 분야는 첨삭 가공 방식을 통해 복잡한 외형도 한 번에 이어 붙여 손쉽게 만들 수 있어 기존의 제조 기술로는 불가능했던 복잡한 디자인, 매끄러운 곡선형 디자인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디자인 혁신을 이끌 것이다. 또한 제조업에서는 3D 프린팅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 시장 반응을 보기 위한 초기 물량 소량 생산이 가능해지고 더 나아가 고객의 주문에 바로 3D 프린터로 제품을 제작하는 시스템이 확립되면 재고가 전혀 없는 유통 관리가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의료 분야와 생명공학 분야에 3D 프린팅이 접목됨으로써 인공 장기와 인체 조직 개발이 가능해지면 의료 혁신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기술 수준은 선도국보다 매우 미약한 수준으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로 기술 및 산업 기반 육성 마련이 시급하다. 또한 3차원 프린팅 제작기술 발전과 고부가가치 산업인 IT와 의료, 바이오 기반 산업 등과의 시너지가 본격화됨에 따라 관련 교육훈련 환경 조성 등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